요즘 자영업 이야기를 들으면 늘 두 가지가 섞여 나옵니다. "장사가 안 돼서 다 문을 닫는다"와 "이제 아무도 창업 안 한다"입니다.
둘 다 맞는 말처럼 들리는데, 저는 이게 궁금했습니다. 정말 둘 다일까요? 아니면 하나만 사실일까요?
이건 데이터로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문을 여는 것과 닫는 것은 각각 따로 집계되니까요.
그래서 직접 세어봤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일반음식점 인허가 이력 229만 건 전수를 열어서, 해마다 몇 곳이 새로 문을 열고 몇 곳이 닫았는지 계산했어요. 표본 조사가 아니라 인허가를 받은 가게 한 곳 한 곳을 전부 센 숫자입니다.
결과는 절반만 맞았습니다. 새로 여는 사람은 거의 안 줄었고, 닫는 곳만 30% 늘었습니다.
📌 핵심만 먼저 보면
- 2025년 전국에서 음식점 77,800곳이 폐업했습니다. 2019년(59,654곳)보다 30.4% 늘었어요
- 그런데 신규 개업은 68,637곳 → 64,389곳으로 6.2%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 2024년이 갈림길입니다. 이 해에 처음으로 폐업이 개업을 넘어섰어요(74,096 vs 68,834)
- 2024~2025년 2년 동안 음식점이 18,673곳 순감소했습니다
- 12개 시도가 예외 없이 순증가에서 순감소로 돌아섰습니다
- 3년 생존율도 69.3%(2019년 개업) → 62.9%(2022년 개업)로 떨어졌습니다
📑 목차
📊 문 여는 사람은 그대로였습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전국 일반음식점의 연도별 신규 인허가와 폐업입니다.
두 선의 움직임이 완전히 다릅니다.
신규 개업(파란 선)은 거의 평평합니다. 6만 6천~7만 3천 곳 사이에서 오르내리다가, 2025년에 64,389곳으로 내려왔어요. 2019년과 비교하면 6.2% 감소입니다.
반면 폐업(주황 선)은 2022년부터 확실히 올라갑니다. 59,565곳에서 시작해 2025년 77,800곳까지, 30.4% 늘었습니다.
여기서 통념 하나가 깨집니다. "요즘 아무도 창업 안 한다"는 말은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습니다. 2025년에도 6만 4천 명 넘는 사람이 새로 음식점 문을 열었어요. 6년 전보다 6% 적을 뿐입니다.
진짜 달라진 건 버티는 쪽입니다.
⚖️ 2024년, 처음으로 뒤집혔습니다
두 숫자의 차이(순증감)를 따로 보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선명해집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계속 플러스였습니다. 닫는 곳보다 여는 곳이 많았다는 뜻이에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도 +12,183곳으로 오히려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다 2024년에 처음으로 마이너스(-5,262곳)로 뒤집혔습니다. 2025년에는 -13,411곳으로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커졌고요.
2년 만에 음식점이 18,673곳 줄었습니다. 그전 5년(2019~2023) 동안 45,273곳이 늘었던 흐름이 완전히 반대로 돌아선 겁니다.
코로나 때가 아니라 지금이 바닥입니다
이 표에서 가장 의외인 건 2020~2021년 수치입니다. 영업 제한이 걸리고 손님이 끊겼던 그때가 순증감으로는 오히려 최고치였어요.
이유를 데이터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시기엔 각종 지원금과 대출 유예가 있었고, 폐업 자체가 미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2년부터 폐업이 늘기 시작하는 흐름과도 시점이 맞고요.
확실한 건 체감상 최악이었던 시기와 데이터상 최악인 시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금이 더 나쁩니다.
🗺️ 12개 시도가 예외 없이 뒤집혔습니다
혹시 특정 지역만의 이야기는 아닐까요? 시도별로 나눠서 확인했습니다.
시도별 음식점 순증감과 폐업 증가율 (폐업 1,500건 이상 시도)
| 시도 | 2019 순증감 | 2025 순증감 | 폐업 증가율 |
|---|---|---|---|
| 서울특별시 | +699 | -3,000 | +32.5% |
| 경기도 | +3,204 | -2,952 | +36.5% |
| 부산광역시 | -105 | -1,378 | +14.3% |
| 대구광역시 | +533 | -1,010 | +42.8% |
| 경상남도 | +486 | -981 | +12.8% |
| 인천광역시 | +808 | -708 | +49.7% |
| 경상북도 | -28 | -421 | +11.7% |
| 대전광역시 | +290 | -360 | +43.9% |
| 전북특별자치도 | +462 | -337 | +48.8% |
| 충청남도 | +399 | -307 | +22.0% |
| 충청북도 | +381 | -271 | +31.7% |
| 강원특별자치도 | +264 | -170 | +41.9% |
12곳 전부 2025년에 마이너스입니다.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대도시든 도 단위든 예외가 없어요.
폐업 증가율로 보면 인천(+49.7%)·전북(+48.8%)·대전(+43.9%)·대구(+42.8%)가 가장 가팔랐습니다. 서울(+32.5%)과 경기(+36.5%)는 중간 정도고요.
절대 규모로는 서울이 가장 큽니다. 2025년 한 해 서울에서만 3,000곳이 순감소했습니다.
이렇게 전국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특정 상권이나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봐야 합니다.
⏳ 버티는 기간도 짧아졌습니다
폐업이 늘었다면, 가게들이 얼마나 버티다 닫는지도 달라졌을 겁니다. 개업한 해별로 나눠서 3년 안에 문을 닫은 비율을 계산했습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69~71% 사이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열 곳 중 일곱 곳은 3년을 넘겼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2021년 개업분부터 66.5%, 2022년 개업분은 62.9%로 떨어집니다. 3년을 못 넘기는 가게가 열 곳 중 세 곳에서 네 곳 가까이로 늘어난 겁니다.
같은 3년이라도 2022년에 문을 연 사람이 2019년에 문을 연 사람보다 훨씬 불리한 환경에서 장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2023년 이후 개업분은 아직 3년이 안 지나서 계산에서 뺐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첫 1년을 못 넘기는 비율이 두 배가 됐습니다
3년은 기다려야 알 수 있는 숫자라 최근 상황이 안 보입니다. 그래서 1년 안에 문을 닫은 비율도 따로 계산했어요. 이건 2024년 개업분까지 볼 수 있습니다.
2019년 개업분은 11.6%가 1년을 못 넘겼는데, 2024년 개업분은 22.5%입니다. 5년 만에 정확히 두 배가 됐어요.
2020년(8.9%)이 가장 낮았다는 것도 눈에 띕니다. 앞에서 본 순증감과 같은 방향이에요 — 그때는 폐업이 오히려 억눌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새로 문을 연 다섯 곳 중 한 곳 이상이 1년 안에 닫습니다.
문 닫는 가게의 영업 기간도 짧아졌습니다
폐업한 가게들이 그때까지 몇 년을 영업했는지도 봤습니다.
- 2019년 폐업분: 평균 8.37년 영업
- 2022년 폐업분: 평균 7.92년
- 2025년 폐업분: 평균 7.04년
6년 사이 1년 3개월가량 짧아졌습니다. 오래된 가게가 버티다 닫는 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연 가게들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의 1년 내 폐업률 급등과 같은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숫자예요.
🔍 그래서 무엇이 달라진 걸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문을 여는 사람 수는 크게 안 변했는데, 그 사람들이 버티는 기간이 짧아졌습니다.
이건 "창업 열기가 식었다"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 창업이 줄어서 생기는 문제라면: 신규 개업 숫자가 먼저 꺾여야 합니다. 그런데 6% 감소에 그쳤어요
- 버티기 어려워서 생기는 문제라면: 폐업과 생존율이 먼저 나빠집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났습니다
원인까지 이 데이터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인건비·임대료·배달수수료·소비 위축이 모두 거론되지만, 인허가 이력만으로는 어느 것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구분할 수 없어요. 그건 다른 데이터가 필요한 질문입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지금 자영업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입구가 좁아진 것"이 아니라 "안에서 버티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솔직하게 한계도 밝히겠습니다.
첫째, 일반음식점만 센 숫자입니다. 휴게음식점(카페·제과점 등)이나 다른 업종은 포함되지 않았어요. 음식점업 전체가 아니라 '일반음식점'이라는 인허가 종류 하나입니다.
둘째, 2026년은 뺐습니다. 데이터를 받은 시점이 2026년 9월 초라 그해 통계가 아직 안 찼습니다. 넣으면 무조건 급감한 것처럼 보여서 제외했어요.
셋째, 업태별(한식·중식 등) 비교는 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타'로 분류되는 가게가 크게 늘었는데, 실제 가게 이름을 확인해보니 평범한 음식점·카페가 '기타'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분류 기준이 이동한 것이라 업태별로 나누면 잘못된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전체 합계로만 봤습니다.
❓ 자주 묻는 것들
Q. 폐업 숫자에 업종 변경이나 이전도 포함되나요?
인허가 기준이라 폐업 신고가 접수된 건을 셉니다. 같은 자리에서 주인이 바뀌면 이전 사업자는 폐업으로, 새 사업자는 신규로 각각 잡힙니다. 그래서 실제 '빈 점포'보다는 숫자가 크게 나올 수 있어요. 다만 이 기준은 6년 내내 동일해서 연도별 비교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Q. 3년 생존율 62.9%면 열 곳 중 네 곳이 망한다는 뜻인가요?
3년 안에 폐업 신고가 된 비율이 37.1%라는 뜻입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여기엔 양도·업종 변경도 섞여 있어서, 전부 '망했다'로 읽으면 과장입니다. 다만 연도별로 같은 기준이라 떨어지는 추세 자체는 분명합니다.
Q. 왜 2019년을 기준으로 비교했나요?
코로나 직전 마지막 해라서 평시 상태에 가장 가까운 기준선이기 때문입니다. 2020~2021년은 지원금·대출 유예 같은 예외적 조건이 겹쳐 있어서 기준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Q. 우리 동네 음식점 현황도 볼 수 있나요?
이 데이터는 시군구 단위까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도별까지만 다뤘는데, 앞으로 동네 단위로 더 좁혀서 다뤄볼 생각입니다.
📝 정리하면
숫자를 다시 모아보겠습니다.
- 2025년 전국 음식점 폐업 77,800곳, 신규 개업 64,389곳
- 2019년 대비 폐업은 +30.4%, 신규는 -6.2%
- 2024년에 순증감이 처음 마이너스로 뒤집혔고, 2년간 18,673곳 순감소
- 12개 시도 전부 순증가에서 순감소로 전환
- 3년 생존율 69.3%(2019년 개업) → 62.9%(2022년 개업)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요즘 아무도 창업 안 한다"는 말은 데이터와 다릅니다. 새로 문을 여는 사람은 여전히 한 해 6만 명이 넘습니다.
달라진 건 그다음입니다. 예전 같으면 3년을 버텼을 가게가 지금은 못 버팁니다. 자영업 위기를 이야기할 때 "창업이 줄었다"가 아니라 "생존이 어려워졌다"로 문제를 잡아야 대책도 달라질 겁니다.
창업을 말리는 이야기로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는 것 자체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는 3년 넘게 잘 버티고 있어요. 다만 그 비율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데이터가 말하는 전부입니다.
지금 준비 중이시라면, 이 숫자들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버티는 구간을 얼마나 길게 잡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자료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1년 내 폐업률이 22.5%라는 건, 첫해를 넘기는 것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큰 관문이 됐다는 뜻이니까요.
데이터 출처: 전국 일반음식점 표준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정보 취합), 인허가 이력 2,294,202건 전수. 신규는 인허가일자, 폐업은 폐업일자 기준으로 연도별 집계했으며 2026년은 자료가 연중이라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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