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폐업 30% 늘고 개업은 6% 줄었다

음식점 폐업 30% 늘고 개업은 6% 줄었다

요즘 자영업 이야기를 들으면 늘 두 가지가 섞여 나옵니다. "장사가 안 돼서 다 문을 닫는다"와 "이제 아무도 창업 안 한다"입니다.

둘 다 맞는 말처럼 들리는데, 저는 이게 궁금했습니다. 정말 둘 다일까요? 아니면 하나만 사실일까요?

이건 데이터로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문을 여는 것과 닫는 것은 각각 따로 집계되니까요.

그래서 직접 세어봤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일반음식점 인허가 이력 229만 건 전수를 열어서, 해마다 몇 곳이 새로 문을 열고 몇 곳이 닫았는지 계산했어요. 표본 조사가 아니라 인허가를 받은 가게 한 곳 한 곳을 전부 센 숫자입니다.

결과는 절반만 맞았습니다. 새로 여는 사람은 거의 안 줄었고, 닫는 곳만 30% 늘었습니다.

77,800곳
2025년 한 해 문 닫은 음식점
같은 해 새로 문 연 음식점64,389곳
6년간 신규 개업 변화-6.2%
같은 기간 폐업 변화+30.4%

📌 핵심만 먼저 보면

  • 2025년 전국에서 음식점 77,800곳이 폐업했습니다. 2019년(59,654곳)보다 30.4% 늘었어요
  • 그런데 신규 개업은 68,637곳 → 64,389곳으로 6.2%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 2024년이 갈림길입니다. 이 해에 처음으로 폐업이 개업을 넘어섰어요(74,096 vs 68,834)
  • 2024~2025년 2년 동안 음식점이 18,673곳 순감소했습니다
  • 12개 시도가 예외 없이 순증가에서 순감소로 돌아섰습니다
  • 3년 생존율도 69.3%(2019년 개업) → 62.9%(2022년 개업)로 떨어졌습니다

📊 문 여는 사람은 그대로였습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전국 일반음식점의 연도별 신규 인허가와 폐업입니다.

전국 일반음식점 연도별 신규 인허가·폐업 건수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신규 64,389 폐업 77,800 전국 일반음식점 연도별 신규 인허가·폐업 건수

두 선의 움직임이 완전히 다릅니다.

신규 개업(파란 선)은 거의 평평합니다. 6만 6천~7만 3천 곳 사이에서 오르내리다가, 2025년에 64,389곳으로 내려왔어요. 2019년과 비교하면 6.2% 감소입니다.

반면 폐업(주황 선)은 2022년부터 확실히 올라갑니다. 59,565곳에서 시작해 2025년 77,800곳까지, 30.4% 늘었습니다.

여기서 통념 하나가 깨집니다. "요즘 아무도 창업 안 한다"는 말은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습니다. 2025년에도 6만 4천 명 넘는 사람이 새로 음식점 문을 열었어요. 6년 전보다 6% 적을 뿐입니다.

진짜 달라진 건 버티는 쪽입니다.


⚖️ 2024년, 처음으로 뒤집혔습니다

두 숫자의 차이(순증감)를 따로 보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선명해집니다.

전국 일반음식점 순증감(신규 빼기 폐업), 단위: 곳 2025 2024 2023 2022 2021 2020 2019 -13,411 -5,262 5,422 7,187 11,498 12,183 8,983 전국 일반음식점 순증감(신규 빼기 폐업), 단위: 곳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계속 플러스였습니다. 닫는 곳보다 여는 곳이 많았다는 뜻이에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도 +12,183곳으로 오히려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다 2024년에 처음으로 마이너스(-5,262곳)로 뒤집혔습니다. 2025년에는 -13,411곳으로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커졌고요.

2년 만에 음식점이 18,673곳 줄었습니다. 그전 5년(2019~2023) 동안 45,273곳이 늘었던 흐름이 완전히 반대로 돌아선 겁니다.

코로나 때가 아니라 지금이 바닥입니다

이 표에서 가장 의외인 건 2020~2021년 수치입니다. 영업 제한이 걸리고 손님이 끊겼던 그때가 순증감으로는 오히려 최고치였어요.

이유를 데이터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시기엔 각종 지원금과 대출 유예가 있었고, 폐업 자체가 미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2년부터 폐업이 늘기 시작하는 흐름과도 시점이 맞고요.

확실한 건 체감상 최악이었던 시기와 데이터상 최악인 시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금이 더 나쁩니다.


🗺️ 12개 시도가 예외 없이 뒤집혔습니다

혹시 특정 지역만의 이야기는 아닐까요? 시도별로 나눠서 확인했습니다.

시도별 음식점 순증감과 폐업 증가율 (폐업 1,500건 이상 시도)

시도2019 순증감2025 순증감폐업 증가율
서울특별시+699-3,000+32.5%
경기도+3,204-2,952+36.5%
부산광역시-105-1,378+14.3%
대구광역시+533-1,010+42.8%
경상남도+486-981+12.8%
인천광역시+808-708+49.7%
경상북도-28-421+11.7%
대전광역시+290-360+43.9%
전북특별자치도+462-337+48.8%
충청남도+399-307+22.0%
충청북도+381-271+31.7%
강원특별자치도+264-170+41.9%

12곳 전부 2025년에 마이너스입니다.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대도시든 도 단위든 예외가 없어요.

폐업 증가율로 보면 인천(+49.7%)·전북(+48.8%)·대전(+43.9%)·대구(+42.8%)가 가장 가팔랐습니다. 서울(+32.5%)과 경기(+36.5%)는 중간 정도고요.

절대 규모로는 서울이 가장 큽니다. 2025년 한 해 서울에서만 3,000곳이 순감소했습니다.

이렇게 전국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특정 상권이나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봐야 합니다.


⏳ 버티는 기간도 짧아졌습니다

폐업이 늘었다면, 가게들이 얼마나 버티다 닫는지도 달라졌을 겁니다. 개업한 해별로 나눠서 3년 안에 문을 닫은 비율을 계산했습니다.

개업 연도별 3년 생존율 (전국 일반음식점) 2022년 2021년 2020년 2019년 2018년 2017년 2016년 2015년 62.9% 66.5% 69.3% 69.3% 68.7% 68.7% 69.7% 70.8% 개업 연도별 3년 생존율 (전국 일반음식점)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69~71% 사이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열 곳 중 일곱 곳은 3년을 넘겼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2021년 개업분부터 66.5%, 2022년 개업분은 62.9%로 떨어집니다. 3년을 못 넘기는 가게가 열 곳 중 세 곳에서 네 곳 가까이로 늘어난 겁니다.

같은 3년이라도 2022년에 문을 연 사람이 2019년에 문을 연 사람보다 훨씬 불리한 환경에서 장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2023년 이후 개업분은 아직 3년이 안 지나서 계산에서 뺐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첫 1년을 못 넘기는 비율이 두 배가 됐습니다

3년은 기다려야 알 수 있는 숫자라 최근 상황이 안 보입니다. 그래서 1년 안에 문을 닫은 비율도 따로 계산했어요. 이건 2024년 개업분까지 볼 수 있습니다.

개업 후 1년 이내 폐업 비율 (전국 일반음식점) 2024년 2023년 2022년 2021년 2020년 2019년 22.5% 17.7% 13.6% 9.7% 8.9% 11.6% 개업 후 1년 이내 폐업 비율 (전국 일반음식점)

2019년 개업분은 11.6%가 1년을 못 넘겼는데, 2024년 개업분은 22.5%입니다. 5년 만에 정확히 두 배가 됐어요.

2020년(8.9%)이 가장 낮았다는 것도 눈에 띕니다. 앞에서 본 순증감과 같은 방향이에요 — 그때는 폐업이 오히려 억눌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새로 문을 연 다섯 곳 중 한 곳 이상이 1년 안에 닫습니다.

문 닫는 가게의 영업 기간도 짧아졌습니다

폐업한 가게들이 그때까지 몇 년을 영업했는지도 봤습니다.

  • 2019년 폐업분: 평균 8.37년 영업
  • 2022년 폐업분: 평균 7.92년
  • 2025년 폐업분: 평균 7.04년

6년 사이 1년 3개월가량 짧아졌습니다. 오래된 가게가 버티다 닫는 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연 가게들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의 1년 내 폐업률 급등과 같은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숫자예요.


🔍 그래서 무엇이 달라진 걸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문을 여는 사람 수는 크게 안 변했는데, 그 사람들이 버티는 기간이 짧아졌습니다.

이건 "창업 열기가 식었다"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 창업이 줄어서 생기는 문제라면: 신규 개업 숫자가 먼저 꺾여야 합니다. 그런데 6% 감소에 그쳤어요
  • 버티기 어려워서 생기는 문제라면: 폐업과 생존율이 먼저 나빠집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났습니다

원인까지 이 데이터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인건비·임대료·배달수수료·소비 위축이 모두 거론되지만, 인허가 이력만으로는 어느 것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구분할 수 없어요. 그건 다른 데이터가 필요한 질문입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지금 자영업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입구가 좁아진 것"이 아니라 "안에서 버티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솔직하게 한계도 밝히겠습니다.

첫째, 일반음식점만 센 숫자입니다. 휴게음식점(카페·제과점 등)이나 다른 업종은 포함되지 않았어요. 음식점업 전체가 아니라 '일반음식점'이라는 인허가 종류 하나입니다.

둘째, 2026년은 뺐습니다. 데이터를 받은 시점이 2026년 9월 초라 그해 통계가 아직 안 찼습니다. 넣으면 무조건 급감한 것처럼 보여서 제외했어요.

셋째, 업태별(한식·중식 등) 비교는 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타'로 분류되는 가게가 크게 늘었는데, 실제 가게 이름을 확인해보니 평범한 음식점·카페가 '기타'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분류 기준이 이동한 것이라 업태별로 나누면 잘못된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전체 합계로만 봤습니다.


❓ 자주 묻는 것들

Q. 폐업 숫자에 업종 변경이나 이전도 포함되나요?

인허가 기준이라 폐업 신고가 접수된 건을 셉니다. 같은 자리에서 주인이 바뀌면 이전 사업자는 폐업으로, 새 사업자는 신규로 각각 잡힙니다. 그래서 실제 '빈 점포'보다는 숫자가 크게 나올 수 있어요. 다만 이 기준은 6년 내내 동일해서 연도별 비교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Q. 3년 생존율 62.9%면 열 곳 중 네 곳이 망한다는 뜻인가요?

3년 안에 폐업 신고가 된 비율이 37.1%라는 뜻입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여기엔 양도·업종 변경도 섞여 있어서, 전부 '망했다'로 읽으면 과장입니다. 다만 연도별로 같은 기준이라 떨어지는 추세 자체는 분명합니다.

Q. 왜 2019년을 기준으로 비교했나요?

코로나 직전 마지막 해라서 평시 상태에 가장 가까운 기준선이기 때문입니다. 2020~2021년은 지원금·대출 유예 같은 예외적 조건이 겹쳐 있어서 기준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Q. 우리 동네 음식점 현황도 볼 수 있나요?

이 데이터는 시군구 단위까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도별까지만 다뤘는데, 앞으로 동네 단위로 더 좁혀서 다뤄볼 생각입니다.


📝 정리하면

숫자를 다시 모아보겠습니다.

  • 2025년 전국 음식점 폐업 77,800곳, 신규 개업 64,389곳
  • 2019년 대비 폐업은 +30.4%, 신규는 -6.2%
  • 2024년에 순증감이 처음 마이너스로 뒤집혔고, 2년간 18,673곳 순감소
  • 12개 시도 전부 순증가에서 순감소로 전환
  • 3년 생존율 69.3%(2019년 개업) → 62.9%(2022년 개업)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요즘 아무도 창업 안 한다"는 말은 데이터와 다릅니다. 새로 문을 여는 사람은 여전히 한 해 6만 명이 넘습니다.

달라진 건 그다음입니다. 예전 같으면 3년을 버텼을 가게가 지금은 못 버팁니다. 자영업 위기를 이야기할 때 "창업이 줄었다"가 아니라 "생존이 어려워졌다"로 문제를 잡아야 대책도 달라질 겁니다.

창업을 말리는 이야기로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는 것 자체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는 3년 넘게 잘 버티고 있어요. 다만 그 비율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데이터가 말하는 전부입니다.

지금 준비 중이시라면, 이 숫자들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버티는 구간을 얼마나 길게 잡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자료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1년 내 폐업률이 22.5%라는 건, 첫해를 넘기는 것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큰 관문이 됐다는 뜻이니까요.


데이터 출처: 전국 일반음식점 표준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정보 취합), 인허가 이력 2,294,202건 전수. 신규는 인허가일자, 폐업은 폐업일자 기준으로 연도별 집계했으며 2026년은 자료가 연중이라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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