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개편 14억, 8개 시도는 0호

8월 3일 세제개편안이 나온 뒤로 "종부세가 완화됐다"는 말이 계속 들립니다. 1세대 1주택 기본공제가 12억에서 14억으로 올라간다니, 얼핏 들으면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이야기처럼 보이죠.

그런데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좀 다른 게 궁금했습니다. 완화든 강화든, 애초에 우리 동네에 해당되는 집이 몇 채나 있을까요?

그래서 직접 세어봤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1,558만 호 전수를 열어서, 새 기준을 하나하나 대봤어요. 표본 조사가 아니라 아파트·연립·다세대 한 채 한 채를 전부 센 숫자입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극단적이었습니다. 8개 시도에는 해당되는 집이 단 한 채도 없었거든요.

15,580,435호
센 집
242,195호
14억 초과
92.3%
서울 비중
8개
0호인 시도

📌 핵심만 먼저 보면

  • 새 기준 14억을 넘는 집은 242,195호, 전체 공동주택의 1.55%였습니다
  • 그중 92.3%가 서울입니다. 경기가 5.8%, 부산이 1.4%로 뒤를 잇습니다
  • 8개 시도는 0호입니다.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울산에는 한 채도 없었어요
  • 압구정동은 10,335호가 전부 14억을 넘습니다. 100.0%입니다
  • 진짜 쟁점은 따로 있습니다. 거주하느냐 아니냐로 갈리는 집이 316,633호로, 14억 초과 물량보다 많습니다
  • 뉴스에 나오는 "상위 3.1%"와 우리가 센 숫자가 다른데, 이유가 분명합니다

📐 종부세 개편, 숫자 하나만 바뀐 게 아닙니다

먼저 뭐가 어떻게 바뀌는지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둘로 쪼갠 것입니다.

  • 그 집에 살고 있으면: 12억 → 14억으로 상향
  • 집은 있는데 안 살고 있으면: 12억 → 9억으로 하향

같은 집, 같은 사람인데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액이 5억이나 벌어집니다. 기존에는 실거주든 아니든 똑같이 12억이었으니, 이건 단순한 완화가 아니라 방향을 나눈 개편이에요.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금액은 실거래가가 아니라 공시가 기준이라는 겁니다.

시세 20억이 공시가로는 14억입니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매기는 가격이고, 보통 실제 거래되는 시세보다 낮습니다. 정부가 이번 개편을 설명하면서 "공시가 14억은 시세로 약 20억"이라고 밝힌 것도 그래서예요.

그러니까 "우리 집 20억인데 종부세 내나?"를 시세로 계산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반드시 이 가격을 봐야 하고, 그건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서 주소만 넣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모든 숫자는 그래서 시세가 아닌 공시가입니다. 저희가 평소 다루는 실거래가 데이터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어서, 이 자료를 따로 받아 처음부터 다시 계산했어요.

공제 기준별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공동주택 호수, 2025년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

기준초과 호수전체 대비
현행 12억317,998호2.04%
개편 후 · 거주 14억242,195호1.55%
개편 후 · 비거주 9억558,828호3.59%

표를 보면 방향이 확실합니다. 거주 기준인 14억으로 올리면 대상이 317,998호에서 242,195호로 75,803호 줄어듭니다. 반대로 비거주 기준인 9억으로 내리면 558,828호로 늘어나요. 현행보다 24만 호 늘어나는 셈입니다.

같은 개편안 안에서 한쪽은 24% 줄고 한쪽은 76% 늘어납니다. "완화"라는 한 단어로 부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어요.


⚖️ 진짜 쟁점은 그 사이에 낀 31만 호입니다

여기서 제일 흥미로운 구간이 나옵니다. 공시가가 9억은 넘는데 14억은 넘지 않는 집이에요.

이 구간에 있는 집은 거주하면 종부세를 한 푼도 안 내고, 안 살면 냅니다. 집값이 오른 것도 아니고 명의가 바뀐 것도 아닌데, 오직 사느냐 마느냐로 과세 여부가 통째로 뒤집히는 거죠.

세어보니 316,633호였습니다. 전체 공동주택의 2.03%예요.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14억을 넘는 집 242,195호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뉴스는 대체로 "14억"이라는 상향 숫자에 초점을 맞추는데, 실제로 이번 종부세 개편으로 처지가 갈리는 집은 그보다 더 넓은 구간에 몰려 있다는 뜻입니다.

전세를 주고 있거나, 부모님 집을 물려받아 비워둔 경우,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는 경우가 전부 여기에 걸립니다. 정부가 "주택가액 중심으로 과세체계를 전환한다"고 밝힌 방향과도 맞물려 있어요.

다만 여기서 솔직하게 밝혀둘 게 있습니다. 저희 데이터로는 각 집에 실제로 주인이 사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는 거주 여부가 담겨 있지 않아요. 그래서 "316,633호가 전부 세금을 더 낸다"는 말은 할 수 없고, "거주 여부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집이 그만큼 있다"까지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 14억 초과 물량의 92.3%가 서울입니다

이제 지역을 보겠습니다. 여기서 예상보다 훨씬 큰 격차가 나왔어요.

서울 비중 92.3% 서울 223,495호 서울 밖 전체 18,700호 전국 14억 초과 242,195호 (전체) 14억 초과 공동주택 242,195호 중 서울이 223,495호 — 92.3%

14억을 넘는 집 242,195호 가운데 서울이 223,495호입니다. 열 채 중 아홉 채가 서울 한 곳에 몰려 있는 셈이에요.

비율로 봐도 격차는 그대로입니다. 서울은 전체 공동주택의 8.11%가 14억을 넘는데, 경기도는 0.32%입니다. 25배 차이예요.

시도별 공시가격 14억 초과 비율, 상위 8개 지역 세종특별자치시 인천광역시 대전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경기도 서울특별시 0.0% 0.0% 0.1% 0.1% 0.1% 0.3% 0.3% 8.1% 시도별 공시가격 14억 초과 비율, 상위 8개 지역

부산이 0.30%로 경기도와 사실상 같고, 대구가 0.11%입니다. 광주는 482,713호 중 14호로 0.00%대예요.

8개 시도에는 한 채도 없습니다

더 인상적인 건 아예 0호인 시도가 8곳이라는 사실입니다.

  • 강원특별자치도
  • 충청북도 · 충청남도
  • 전북특별자치도 · 전라남도
  • 경상북도 · 경상남도
  • 울산광역시

이 여덟 곳을 합치면 공동주택이 423만 호가 넘습니다. 전국의 4분의 1이 넘는 물량인데, 그중 14억을 넘는 집이 단 한 채도 없어요.

종부세 뉴스가 아무리 크게 다뤄져도, 이 지역 주민에게는 완화든 강화든 해당 사항이 없다는 뜻입니다. 전국 뉴스로 소비되는 정책이 실제로는 대단히 국지적인 사안이라는 게 숫자로 드러납니다.


🏙️ 압구정동은 10,335호 전부가 14억을 넘습니다

동 단위로 내려가면 집중은 더 선명해집니다. 300호 이상인 동네만 추려 비율 순으로 세웠습니다.

공시가격 14억 초과 비율이 높은 전국 상위 10개 동, 300호 이상인 동네만

동초과 비율해당 호수
강남구 압구정동100.0%10,335호
용산구 용산동5가99.5%884호
서초구 잠원동81.6%13,221호
마포구 하중동80.0%401호
영등포구 여의도동76.8%8,119호
용산구 서빙고동75.1%1,381호
송파구 신천동73.8%9,046호
서초구 반포동72.0%17,038호
종로구 홍파동70.6%860호
강남구 대치동68.4%16,732호

압구정동은 100.0%입니다. 10,335호를 전부 세었는데 예외가 하나도 없었어요. 소수점 아래를 반올림한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전 세대가 기준을 넘습니다.

상위 10곳이 전부 서울이고, 그중 강남 3구가 다섯 자리를 차지합니다. 자치구로 보면 강남구 42.7%, 서초구 41.9%, 용산구 23.7%, 송파구 22.4% 순이에요.

흥미로운 건 그다음입니다. 영등포구가 8.4%, 양천구가 7.4%, 성동구가 7.1%로 뚝 떨어집니다. 서울 안에서도 상위 4개 구와 나머지 사이에 계단이 하나 있는 구조예요.


🔍 뉴스의 "3.1%"와 우리가 센 숫자가 다른 이유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뉴스에서 본 숫자와 안 맞는다고 느끼셨을 수 있습니다. 언론은 대체로 이렇게 전합니다.

종부세 과세 대상이 공동주택 상위 3.1%(48만 7천 호)에서 2.3%(36만 3천 호)로 줄어든다.

그런데 저희가 센 건 현행 12억 초과가 2.04%(317,998호), 개편 후 14억 초과가 1.55%(242,195호)입니다. 둘 다 정부 발표보다 적어요.

어느 쪽이 틀린 게 아닙니다. 세는 단위가 다릅니다.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현행 기준은 12억 하나가 아닙니다. 1세대 1주택자만 12억이고, 그 밖의 경우는 기본공제가 9억입니다. 즉 실제 과세 대상은 "12억 초과 1주택자"와 "9억 초과 그 외"가 섞인 값이라, 단일 금액 하나로는 셀 수가 없어요.

이게 핵심입니다. 저희가 센 두 숫자를 나란히 놓아보면 이렇게 됩니다.

  • 12억 초과: 317,998호
  • 정부 발표: 487,000호
  • 9억 초과: 558,828호

정부 숫자가 저희 두 값 사이에 정확히 들어옵니다. 두 기준이 섞여 있다는 설명과 맞아떨어지죠. 개편 후 숫자(363,000호)도 14억 초과 242,195호와 9억 초과 558,828호 사이에 들어옵니다.

둘째, 기준연도가 다릅니다. 저희가 쓴 자료는 2025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입니다. 정부 전망치는 개편이 적용될 시점의 공시가를 쓰기 때문에, 그사이 가격이 오르면 대상도 늘어납니다.

셋째, 세는 대상이 다릅니다. 종부세는 사람 기준으로 합산합니다. 한 사람이 여러 채를 갖고 있으면 합쳐서 계산하고, 부부 공동명의면 또 달라져요. 저희가 센 건 집(호수)이고 정부가 세는 건 사람입니다. 애초에 단위가 다릅니다.

그래서 이 글은 "몇 명이 종부세를 낸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공시가가 기준선을 넘는 집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가"까지만 다룹니다. 그 대신 표본 추정이 아니라 1,558만 호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센 숫자라, 지역별 분포에 관해서는 오차가 없어요.


🏘️ 서울 밖에서는 어디가 걸릴까

서울이 아니라면 사실상 두 곳입니다.

  • 과천시: 16.77% (3,824호)
  • 성남 분당구: 6.69% (9,318호)

과천은 비율이 서울 용산구·송파구와 맞먹고, 분당은 호수로 경기도 1위입니다. 그다음이 수원 영통구 0.54%(578호), 성남 수정구 0.20%(102호)로 뚝 떨어져요. 하남시는 59호, 구리시는 39호입니다.

분당은 저희가 전세가율을 다뤘을 때도 전국 흐름과 반대로 움직였던 동네입니다. 8개 동이 하나도 빠짐없이 전세가율이 떨어졌는데, 공시가로 보면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서울급 물량을 갖고 있어요. 매매와 전세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지역이라는 점은 기억해둘 만합니다.

한편 8·13 공급대책을 짚었을 때 확인했던 것처럼, 정부가 공급을 늘리겠다고 지목한 지역과 종부세 개편의 영향을 받는 지역은 상당히 다릅니다. 세금은 이미 비싼 곳에, 공급은 앞으로 지을 곳에 걸리니까요.


❓ 자주 묻는 것들

Q. 우리 집 공시가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realtyprice.kr)에서 주소를 넣으면 무료로 조회됩니다. 공동주택은 동·호수까지 넣어야 정확한 금액이 나옵니다. 시세가 아니라 이 금액이 종부세 기준입니다.

Q. 시세 20억이면 종부세 대상인가요?

공시가가 14억을 넘는지로 판단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번 종부세 개편을 설명하며 공시가 14억을 시세 약 20억으로 봤지만, 이건 평균적인 환산이라 단지마다 다릅니다. 반드시 공시가를 직접 확인하세요.

Q. 집이 한 채인데 전세를 주고 다른 곳에 살면요?

개편안대로면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해 기본공제가 9억으로 적용됩니다. 공시가가 9억에서 14억 사이라면 거주할 때는 대상이 아니었다가 대상이 되는 구간이고, 이 구간에 316,633호가 있습니다.

Q. 이 숫자는 언제 기준인가요?

2025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입니다. 이 가격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새로 매겨지므로, 2026년 기준 자료가 공개되면 대상 호수는 달라집니다. 세제개편안 역시 확정 전 단계라 시행 과정에서 내용이 바뀔 수 있습니다.

Q. 단독주택이나 오피스텔도 포함된 숫자인가요?

아닙니다. 이 글의 1,558만 호는 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같은 공동주택만입니다. 단독주택은 공시 체계가 달라 제외했습니다.


📌 정리하면

종부세 개편을 두고 완화냐 강화냐를 따지기 전에, 숫자로 확인된 건 세 가지입니다.

  • 범위가 좁습니다. 14억을 넘는 집은 전체의 1.55%, 242,195호뿐입니다
  • 지역이 쏠려 있습니다. 그중 92.3%가 서울이고, 8개 시도는 0호입니다
  • 쟁점은 상향이 아니라 분기입니다. 거주 여부로 갈리는 9억~14억 구간에 316,633호가 있고, 이게 14억 초과 물량보다 많습니다

공시가 14억이라는 숫자만 보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넘기기 쉽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그게 맞아요. 다만 집을 갖고 있으면서 그 집에 살지 않는 경우라면, 상향된 14억이 아니라 내려간 9억 쪽을 확인해보시는 게 맞습니다.

기준선이 어디에 그어지느냐보다, 내 집이 그 선의 어느 쪽에 있는지가 늘 더 중요하니까요.


데이터: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공시가격 15,580,435호 전수 (2025년 1월 1일 기준, 공공데이터포털 제공). 세제개편 내용은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 기준이며 확정 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거주 여부·인별 합산·공동명의는 이 자료로 판별할 수 없어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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