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이야기가 나오면 늘 따라붙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동네에서 오래 하던 가게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프랜차이즈 간판이 걸린다는 그림이요.
"생계형 자영업자는 무너지고 기업형만 살아남는다"는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로 골목을 걷다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건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시는 관내 상권의 점포수를 일반 점포와 프랜차이즈로 나눠서 분기마다 집계하거든요.
그래서 직접 세어봤습니다. 서울 1,650개 상권 × 100개 업종, 2021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129만 행 전수를 열어서 두 숫자를 따로 추적했어요.
결과는 통념과 반대였습니다. 최근 2년 동안 프랜차이즈 점포가 일반 점포보다 더 빨리 줄었습니다.
📌 핵심만 먼저 보면
- 2024년 1분기 → 2026년 1분기, 서울 상권 내 프랜차이즈 점포는 42,415곳에서 39,495곳으로 줄었습니다(-6.9%)
- 같은 기간 일반 점포는 -4.8% 감소에 그쳤습니다. 프랜차이즈 쪽이 더 가팔랐어요
- 5년으로 넓혀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0.3%, 프랜차이즈 -2.1%
- 프랜차이즈가 존재하는 54개 업종만 따로 보면 비중이 10.02% → 9.78%로 내려앉았습니다
- 한식·제과점·미용실·세탁소는 프랜차이즈만 줄고 일반 점포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 골목상권에서도 프랜차이즈(-8.1%)가 일반 점포(-5.1%)보다 더 많이 빠졌습니다
📑 목차
📊 서울 상권 50만 점포를 나눠서 세어봤습니다
먼저 데이터부터 설명드릴게요.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는 시가 지정한 1,650개 상권 안에서 업종별 점포수를 집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집계가 일반 점포와 프랜차이즈를 처음부터 분리해서 제공한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전체 점포가 줄었다" 수준이 아니라, 누가 줄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상권 내 점포수 추이 (각 연도 1분기 기준)
| 연도 | 전체 | 일반 점포 | 프랜차이즈 | 프랜차이즈 비중 |
|---|---|---|---|---|
| 2021년 | 508,953 | 468,603 | 40,350 | 7.93% |
| 2023년 | 532,297 | 490,072 | 42,225 | 7.93% |
| 2024년 | 536,304 | 493,889 | 42,415 | 7.91% |
| 2025년 | 521,137 | 479,979 | 41,158 | 7.90% |
| 2026년 | 509,577 | 470,082 | 39,495 | 7.75% |
2024년 1분기가 정점입니다. 전체 536,304곳까지 늘었다가, 2년 만에 509,577곳으로 내려왔어요. 그 사이 26,727곳이 사라졌습니다.
계절 요인을 없애려고 비교는 전부 1분기끼리 맞췄습니다. 2026년 자료가 1분기까지만 공개돼 있어서이기도 하고요. (2022년은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비어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맨 오른쪽 열입니다. 프랜차이즈 비중이 7.91%에서 7.75%로 내려갔어요. 프랜차이즈가 빈자리를 채웠다면 이 숫자는 올라가야 합니다.
⚖️ 프랜차이즈가 더 빨리 줄었습니다
증감률로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 일반 점포: 493,889곳 → 470,082곳 (-4.82%)
- 프랜차이즈: 42,415곳 → 39,495곳 (-6.88%)
프랜차이즈 감소율이 1.4배 가파릅니다. 절대 숫자로는 프랜차이즈 점포 2,920곳이 서울 상권에서 사라졌어요.
기간을 5년으로 늘려도 방향은 같습니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하면 일반 점포는 오히려 +0.32% 늘었는데, 프랜차이즈는 -2.12% 줄었습니다. 최근 2년만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비중으로 다시 계산하면 더 선명합니다
다만 앞의 7%대 비중은 조금 낮게 잡힌 숫자입니다. 100개 업종에는 일반의원·변호사사무소·법무사사무소처럼 프랜차이즈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업종이 섞여 있거든요. 이런 업종이 분모를 키웁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가 실제로 존재하는 54개 업종만 남기고 다시 계산했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프랜차이즈 비중은 2021년 10.01% → 2023년 10.03% → 2024년 10.02%로 5년 내내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붙박이였어요.
그러다 2025년 9.96%, 2026년 9.78%로 처음 깨졌습니다. 10%라는 선이 무너진 게 최근 2년 사이 일입니다.
프랜차이즈가 골목을 잠식하고 있다는 말은, 적어도 점포수로는 지지되지 않습니다.
🏪 어떤 프랜차이즈가 줄었나
사라진 2,920곳이 어느 업종에서 나왔는지 봤습니다.
한식 프랜차이즈가 691곳으로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6,477곳에서 5,786곳으로 10.7% 감소했어요.
그다음이 편의점 484곳(-9.3%)입니다. 편의점은 프랜차이즈 비중이 73.2%로 가장 높은 업종인데도 줄었어요. "편의점만 늘어난다"는 인상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비율로 보면 양식음식점(-16.7%)·일식음식점(-16.1%)·독서실(-15.4%)·호프-간이주점(-14.1%)이 가장 가팔랐습니다.
늘어난 건 슈퍼마켓 한 곳뿐입니다. 2,305곳에서 2,541곳으로 236곳 늘었어요. 나머지 증가 업종은 반찬가게(+39곳)·의약품(+27곳) 수준으로 규모가 작습니다.
🔄 프랜차이즈만 빠지고 일반 점포는 늘어난 업종
가장 흥미로운 건 두 숫자가 서로 반대로 움직인 업종들입니다. 프랜차이즈는 줄었는데 일반 점포는 늘어난 경우예요.
프랜차이즈는 감소, 일반 점포는 증가한 업종 (2024년 1분기 → 2026년 1분기)
| 업종 | 프랜차이즈 | 일반 점포 |
|---|---|---|
| 독서실 | -15.4% | +9.5% |
| 한식음식점 | -10.7% | +2.7% |
| 제과점 | -9.5% | +1.0% |
| 세탁소 | -3.5% | +3.3% |
| 자동차수리 | -3.5% | +0.7% |
| 미용실 | -2.2% | +1.4% |
여섯 개 업종에서 방향이 정반대였습니다.
한식음식점이 대표적이에요. 프랜차이즈는 691곳 줄었는데, 일반 한식당은 43,460곳에서 44,631곳으로 1,171곳 늘었습니다. 같은 업종 안에서 브랜드 가게는 빠지고 개인 가게는 늘어난 셈입니다.
제과점도 프랜차이즈 -9.5%, 일반 +1.0%로 갈렸습니다. 동네 빵집이 프랜차이즈에 밀린다는 이야기와는 반대 방향이에요.
물론 이 데이터만으로 원인까지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프랜차이즈가 개인 가게를 밀어낸다"는 한 방향 서사로는 설명되지 않는 구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 골목상권에서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혹시 상권 종류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서울시는 상권을 골목상권·발달상권·전통시장·관광특구 네 가지로 나눕니다. 유형별로 갈라서 확인했습니다.
상권 유형별 점포수 증감률 (2024년 1분기 → 2026년 1분기)
| 상권 유형 | 상권 수 | 일반 점포 | 프랜차이즈 |
|---|---|---|---|
| 발달상권 | 249개 | -3.9% | -6.1% |
| 골목상권 | 1,090개 | -5.1% | -8.1% |
| 전통시장 | 305개 | -5.7% | -7.2% |
| 관광특구 | 6개 | -7.9% | -6.5% |
네 유형 중 세 곳에서 프랜차이즈가 더 많이 줄었습니다. 관광특구만 예외인데, 이건 상권이 6개뿐이라 몇 곳의 사정이 전체를 흔들 수 있어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주목할 건 골목상권이에요. 1,090개로 가장 많은 유형인데, 여기서 프랜차이즈가 -8.1%로 가장 크게 빠졌습니다. 일반 점포(-5.1%)보다 3%p 더 컸어요.
골목상권의 프랜차이즈 비중을 연도별로 따라가 보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 2021년 7.96% → 2024년 8.08%까지 올라갔다가
- 2025년 8.06%, 2026년 7.85%로 되돌아왔습니다
2024년까지는 실제로 프랜차이즈가 골목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 흐름이 최근 2년 사이 꺾여서 5년 전보다 낮은 자리로 내려간 거예요. "골목 잠식"이라는 인식 자체가 틀렸다기보다, 그 시기가 이미 지났다고 보는 편이 데이터에 가깝습니다.
🔍 그래도 프랜차이즈 비중이 높은 업종은 있습니다
전체 비중은 10%지만 업종별 편차는 큽니다. 프랜차이즈 비중이 높은 업종을 뽑아봤습니다.
편의점은 열 곳 중 일곱 곳 이상이 프랜차이즈입니다(73.2%). 치킨전문점 61.8%, 패스트푸드점 52.9%로 이 세 업종은 프랜차이즈가 주류예요.
반면 커피-음료는 24.9%에 그칩니다. 서울 시내 커피 가게 22,233곳 중 프랜차이즈는 5,529곳뿐이고, 나머지 16,704곳은 개인 카페입니다. 브랜드 카페가 눈에 잘 띄어서 그렇지 숫자로는 네 곳 중 한 곳입니다.
한식음식점은 11.5%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점포가 많은 업종(50,417곳)인데 프랜차이즈는 5,786곳뿐이에요.
📌 이 숫자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솔직하게 한계도 밝히겠습니다.
첫째, 서울시가 지정한 1,650개 상권 안의 점포만입니다. 서울 전체 사업체가 아니에요. 다만 상권 개수가 5년 내내 1,650개로 고정돼 있어서 연도끼리 비교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둘째, 개업·폐업 건수는 쓰지 않았습니다. 같은 데이터에 개업 건수 항목이 있는데, 확인해보니 2024년 이후 일부 업종에서 값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서울 네일숍 신규 개업이 한 해 7곳으로 집계되는 식이에요).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점포수만 썼습니다.
셋째, '프랜차이즈'의 판정 기준은 서울시 집계를 따랐습니다. 가맹 계약 형태까지 우리가 다시 확인한 건 아니라, 브랜드 직영점·소규모 가맹의 처리 방식에 따라 세부 숫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넷째, 왜 줄었는지는 이 데이터로 알 수 없습니다. 가맹수수료·인건비·배달수수료·상권 이동이 모두 거론되지만, 점포수 집계만으로는 어느 것이 얼마나 작용했는지 구분할 수 없어요.
❓ 자주 묻는 것들
Q. 프랜차이즈 점포가 폐업한 게 늘었다는 뜻인가요?
정확히는 점포수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문 닫은 곳이 새로 여는 곳보다 많았다는 의미인데, 이 데이터로는 폐업과 개업을 따로 신뢰성 있게 셀 수 없어서 순수하게 재고(점포수) 변화로만 봤습니다. 다만 2년 연속 같은 방향으로 줄었다는 건 분명합니다.
Q. 전국이 아니라 서울만 본 이유가 있나요?
일반 점포와 프랜차이즈를 나눠서 집계하는 공개 데이터가 서울시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시도는 이 구분 없이 전체 점포수만 제공해서 같은 분석을 할 수 없었어요.
Q. 그럼 프랜차이즈 창업은 하면 안 되나요?
그런 결론은 아닙니다. 이 데이터가 말하는 건 "프랜차이즈라서 안전하다"는 전제가 최근 2년 동안은 성립하지 않았다는 것뿐이에요. 편의점·치킨처럼 프랜차이즈가 주류인 업종도 있고, 슈퍼마켓처럼 오히려 늘어난 업종도 있습니다. 업종별로 따로 봐야 합니다.
Q. 왜 2024년 1분기를 기준으로 비교했나요?
서울 전체 점포수가 가장 많았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부터 감소가 시작돼서, 이 지점을 기준으로 잡아야 최근 흐름이 왜곡 없이 보입니다.
📝 정리하면
숫자를 다시 모아보겠습니다.
- 2024년 1분기 → 2026년 1분기, 서울 상권 프랜차이즈 점포 42,415곳 → 39,495곳(-6.9%)
- 같은 기간 일반 점포는 -4.8%. 프랜차이즈 쪽이 더 가팔랐습니다
- 5년으로 봐도 일반 +0.3%, 프랜차이즈 -2.1%
- 프랜차이즈가 존재하는 54개 업종 기준 비중 10.02% → 9.78%
- 골목상권 프랜차이즈 비중 8.08%(2024) → 7.85%(2026)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개인 가게가 무너진 자리를 프랜차이즈가 채운다"는 그림은 지금 서울 상권에서 관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프랜차이즈 쪽이 먼저, 더 빠르게 빠지고 있어요.
앞서 전국 음식점 인허가 229만 건을 세어본 글에서는 문 여는 사람은 그대로인데 버티는 기간만 짧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숫자는 그 이야기의 다음 장면 같습니다. 버티기 어려워진 환경은 개인 가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거죠.
브랜드가 붙어 있으면 유리할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실제로 초기 인지도나 매입 단가에서는 그럴 수 있고요. 다만 최근 2년의 점포수는 그 기대를 그대로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창업을 준비 중이시라면, "어떤 브랜드냐"보다 "그 업종의 점포수가 지금 늘고 있냐 줄고 있냐"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슈퍼마켓은 늘었고 양식은 16.7% 줄었습니다. 그 차이가 브랜드 이름보다 훨씬 큽니다.
데이터 출처: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점포-상권), 2021·2023~2026년 1,299,257행 전수. 서울시가 지정한 1,650개 상권 × 100개 업종의 분기별 점포수를 일반·프랜차이즈로 나눠 집계했으며, 계절 요인을 없애기 위해 모든 비교는 각 연도 1분기끼리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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