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공급대책 135만호, 착공은 목표의 59%

8·13 공급대책 135만호, 착공은 목표의 59%


지난 8월 13일, 정부가 또 공급대책을 내놨습니다.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라는 긴 이름이 붙었고, 수도권에 23만호를 더 짓겠다는 게 골자였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런 발표를 볼 때마다 좀 심드렁했습니다. 몇 만호를 짓겠다는 숫자는 늘 크고, 그게 실제로 지어졌는지 확인해 본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목표는 지켜졌나?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서 2005년부터의 주택 착공 실적을 전부 내려받아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이 실제로 어떻게 흘러왔는지 확인해 본 거죠. 결과를 보고 나서, 이 대책을 읽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 핵심만 먼저 보면

  • 8·13 공급대책 목표는 5년간 수도권 135만호 착공, 연평균 27만호입니다
  • 그런데 최근 4년 실제 착공은 연평균 15만 9,840호 — 목표의 59.2%였습니다
  • 더 이상한 건 따로 있어요. 인허가는 회복됐는데 착공만 안 따라옵니다

📄 먼저, 8·13 공급대책이 약속한 것

숫자를 보기 전에 대책 내용부터 정확히 짚고 가겠습니다. 발표 자료를 직접 읽고 정리했어요.

핵심은 5년간(2026~2030) 수도권 135만호 착공입니다. 여기에 신규택지 10만호를 포함해 23만호+α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했고요. 신규 택지로는 서울강서지구 0.1만호, 남양주도심지구 2.2만호, 경기광주역세권2지구 0.5만호가 지정됐습니다.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나왔습니다. 공공택지의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게 대표적이에요. 46% 줄이겠다는 겁니다. 이른바 1.29부지 중 과천정부청사와 태릉CC는 2029년, 나머지도 2030년 안에 착공하겠다고 못박았습니다.

돈도 풀립니다. 부동산 PF 보증·자금지원을 현행 26조 3,000억 원에서 47조 8,000억 원+α로 확대하고, 올해 23조 원·내년 33조 원을 집중 공급하겠다고 했어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은 75%에서 70%로 낮추고,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도 당초 1.5%에서 3%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정리하면 "빨리, 많이 짓게 하겠다"는 신호를 전방위로 보낸 대책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겨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요?


📉 최근 4년, 목표를 한 번도 못 채웠습니다

수도권 주택 공급 실적을 연도별로 계산해 봤습니다. 8·13 공급대책의 연평균 목표치인 27만호를 기준선으로 놓고 비교한 결과입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26만~30만호 사이를 오갔습니다. 목표치와 거의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2022년에 18만 2,684호로 떨어지더니, 2023년에는 12만 6,598호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목표 대비 46.9%,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예요.

2024년 16만 3,255호, 2025년 16만 6,823호로 조금씩 회복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목표의 60%대입니다. 최근 4년(2022~2025) 평균을 내면 15만 9,840호, 목표의 59.2%입니다.

참고로 이 통계에서 수도권 착공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으로 40만 6,640호였습니다. 지금의 두 배가 훨씬 넘습니다.

수도권 연간 주택 착공실적과 8·13 목표 대비 비율 2025년 2024년 2023년 2022년 2021년 2020년 2019년 2018년 61.8% 60.5% 46.9% 67.7% 98.4% 107.4% 111.4% 97.4% 수도권 연간 주택 착공실적과 8·13 목표 대비 비율

이 표를 보고 나면 8·13 대책이 왜 그렇게 다급해 보였는지 이해가 됩니다. 연 27만호는 새로 세운 야심찬 목표가 아니라, 2021년까지는 그냥 평범하게 달성하던 수준이거든요. 지금은 그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목표가 된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수도권 주택 공급은 늘리는 단계가 아니라 예전 수준을 회복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 진짜 이상한 건 여기서부터입니다

여기까지는 "공급이 줄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뉴스에서 많이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정말 놀란 건 다음 숫자였습니다.

집을 지으려면 먼저 인허가를 받고, 그다음에 착공합니다. 인허가가 앞이고 착공이 뒤예요. 그러니 인허가가 줄면 착공도 따라 주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인허가 실적도 같이 뽑아봤어요. 그런데 인허가는 2023년 20만 3,331호, 2024년 23만 4,083호, 2025년 22만 2,704호로 이미 회복 흐름을 타고 있었습니다. 착공만 16만호대에 머물러 있었던 거죠.

두 숫자를 나눠서 비율로 만들어 봤습니다.

수도권 인허가 대비 착공 비율 2025년 2024년 2023년 2022년 2021년 2020년 2019년 2018년 74.9% 69.7% 62.3% 98.7% 92.3% 107.7% 105.7% 94.2% 수도권 인허가 대비 착공 비율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이 비율은 92%에서 108% 사이를 오갑니다. 인허가가 나면 그해 안에 대체로 착공까지 갔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2023년에 62.3%로 뚝 떨어집니다. 2024년 69.7%, 2025년 74.9%로 조금 올라오긴 했지만 예전 수준과는 거리가 멉니다.

허가는 나 있는데 첫 삽을 안 뜨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인허가와 착공은 시차가 있어서 같은 해끼리 나눈 이 비율을 정밀한 지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인허가 유효기간 안에 나중에 착공되는 물량도 있고요. 다만 5년간 90%대를 유지하던 비율이 특정 시점부터 60~70%대로 내려앉았다는 흐름 자체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진단은 정부 발표 자료와도 맞물립니다. 8·13 공급대책에 PF 보증 확대, 조기 착공 인센티브, 자기자본비율 규제 유예 같은 항목이 잔뜩 들어간 건 결국 착공 단계에서 막혀 있다는 걸 정부도 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착공이 막힌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이 통계만으로 단정할 수 없어서, 제가 임의로 결론 내리지는 않겠습니다.


🏗️ 그래서 택지로 지정된 동네는 지금 어떤가

이번엔 시선을 좁혀보겠습니다. 대책에서 이름이 나온 지역들의 현재 실거래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로 직접 집계했어요. 최근 12개월(2025년 8월~2026년 7월) 아파트 매매 기준입니다.

가격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과천시가 중앙값 21억 7,000만 원으로 압도적이고, 평당 9,391만 원이었어요. 강서구가 8억 7,800만 원(평당 4,437만 원), 노원구 6억 원(평당 3,514만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남양주시 4억 9,600만 원, 광주시 4억 5,800만 원은 평당 2,000만 원 안팎이었고요.

8·13 대책 택지 소재 지역 아파트 실거래 (2025.8~2026.7) 과천시 광주시 강서구 남양주시 노원구 -55.6% 41.3% 45.2% 48.0% 62.8% 8·13 대책 택지 소재 지역 아파트 실거래 (2025.8~2026.7)

거래량 흐름이 흥미로웠습니다. 직전 12개월과 비교했더니 노원구가 62.8%, 남양주시가 48.0%, 강서구가 45.2%, 광주시가 41.3% 늘었어요. 네 곳 모두 40%가 넘는 증가입니다.

그런데 과천시만 55.6% 줄었습니다. 최근 12개월 거래가 362건뿐이에요. 다른 지역이 수천 건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다만 과천은 원래 거래 자체가 적은 곳이라 이 수치 하나로 시장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표본이 작으면 비율은 쉽게 흔들리니까요.


⚠️ 미분양 숫자가 말해주는 것

공급을 볼 때 함께 봐야 할 지표가 미분양입니다. 지어놨는데 안 팔린 물량이니까요.

2026년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 7,464호입니다. 1년 전 6만 3,734호에서 5.9% 늘었어요. 그런데 수도권만 떼어놓고 보면 1만 3,939호에서 1만 8,770호로 34.7% 급증했습니다. 전국 증가율의 여섯 배 수준이에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을 짚고 가겠습니다.

"미분양이 늘었으니 공급은 충분한 것 아니냐" — 이 논리,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미분양은 지금 시점에 팔리지 않은 재고입니다. 반면 착공은 2~3년 뒤 입주할 물량이에요. 둘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가리킵니다. 지금 미분양이 쌓여 있어도, 착공이 줄어 있으면 몇 년 뒤엔 공급 절벽이 옵니다. 반대로 지금 착공이 늘어도 당장의 미분양은 해소되지 않고요.

실제로 택지로 지정된 지역들의 미분양은 오히려 줄고 있었습니다. 강서구는 1년 전 145호에서 107호로, 남양주시는 358호에서 322호로, 광주시는 346호에서 263호로 감소했어요. 노원구와 과천시는 아예 0호입니다. 수도권 전체 미분양은 급증하는데 이 지역들은 줄고 있다는 건, 미분양이 지역별로 완전히 다르게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수도권 미분양 급증"이라는 헤드라인 하나로 내 관심 지역을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 이 대책이 내 삶에 닿는 시점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을 거예요. 그래서 언제 체감되나?

시간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착공에서 입주까지 통상 2~3년이 걸립니다. 아파트 공사 기간이 그렇습니다.
  2. 대책은 공공택지 착공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겠다고 했습니다. 발표부터 착공까지만 3년 남짓이라는 뜻이에요.
  3. 1.29부지 중 과천정부청사와 태릉CC는 2029년 착공 목표입니다. 여기에 입주까지 2~3년을 더하면 2031~2032년입니다.
  4. 신규 택지 세 곳도 2030년 내 착공이 목표이니, 실제 입주는 2030년대 중반이 됩니다.

즉 이번 대책으로 실제 집이 생기는 건 빨라야 5년 뒤입니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금융대책은 성격이 다릅니다. 전세대출보증 제한 대상 확대와 보증비율 축소, DSR 소득산정 기준 합리화 같은 항목들은 훨씬 빨리 체감됩니다. 공급은 5년 뒤인데 대출 규제는 지금이라는 시차가 생기는 거죠.

이 비대칭이 수도권 주택 공급 정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표된 물량이 아무리 커도 그건 미래의 이야기이고, 당장 내 자금 계획을 바꾸는 건 대출 쪽이니까요.

(여기에 실제로 임장을 다니거나 청약을 준비하면서 공급 계획 때문에 판단이 달라졌던 경험이 있다면 한 문단 넣어주세요. 훨씬 설득력이 생깁니다.)


✅ 그래서 뭘 확인하면 되나

정책 발표를 볼 때 제가 실제로 하는 순서를 공유합니다.

  1. 목표치가 아니라 실적을 찾으세요. 발표문에는 항상 목표만 나옵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stat.molit.go.kr)에서 착공·인허가 실적을 직접 받아볼 수 있어요. 과거 몇 년치를 나란히 놓으면 이번 목표가 현실적인지 감이 옵니다.
  2. 착공과 인허가를 같이 보세요. 인허가만 늘고 착공이 안 따라오면, 허가는 났지만 사업이 실제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3. 미분양은 지역별로 확인하세요. 전국·수도권 합계는 내 동네와 정반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군구 단위 통계가 공개되어 있으니 관심 지역만 따로 보세요.
  4. 시간표를 계산하세요. 착공 목표 연도에 2~3년을 더한 게 실제 입주 시점입니다. 그게 내 계획과 맞는 시기인지 따져보시면 됩니다.

📝 마무리하며

정리해 볼게요.

  • 8·13 공급대책 목표는 수도권 연평균 27만호 착공, 그런데 최근 4년 실적은 15만 9,840호(59.2%)
  • 인허가 대비 착공률이 2018~2022년 92~108%에서 2023년 이후 62~75%로 하락
  • 택지 지정 지역 네 곳은 거래량이 40% 이상 증가, 과천시만 55.6% 감소
  • 수도권 미분양은 1년 새 34.7% 증가했지만, 택지 지정 지역들은 오히려 감소

이번 대책을 회의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이 착공 단계에서 막혀 있다는 진단 자체는 데이터와 일치하고, PF 보증 확대처럼 그 지점을 겨냥한 수단도 담겨 있으니까요.

다만 발표된 물량과 실제 지어진 물량은 다릅니다. 그 차이가 최근 4년간 40%였다는 게 오늘 확인한 내용이고요. 다음에 또 공급대책이 나오면, 저는 목표 숫자보다 먼저 지난번 실적부터 찾아볼 생각입니다.

혹시 관심 있는 지역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가진 실거래·미분양 데이터로 확인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데이터 출처: 국토교통부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보도자료(2026.8.13, 관계부처 합동). 국토교통 통계누리 주택건설실적(착공·인허가) 및 미분양주택현황보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아파트 매매 실거래 자료. 착공·인허가는 시도 단위로만 공표되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합계 기준이며, 미분양은 시군구 단위입니다. 실거래는 2025년 8월~2026년 7월, 계약해제 신고 건 제외.

본 글은 특정 종목이나 지역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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